AI의 등장과 함께 세계는 바이오 산업을 더 이상 전통적인 연구개발 산업으로만 보지 않는다. 2025년 주요국 정책을 종합하면, 바이오는 이제 국가안보, 공급망, 제조, 데이터, 인공지능, 규제까지 결합된 전략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변화는 인력과 실험 중심의 연구 산업에서 AI와 데이터 인프라가 결합된 바이오테크 AI 산업으로의 전환이다. 신약개발 기간을 기존 평균 10년 이상에서 단축하려는 시도, 임상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데이터 기반 접근, 제조 공정 자동화 등 전 주기에 AI가 개입하면서 산업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단순 연구역량보다 데이터 처리 능력과 알고리즘, 자동화 기술을 보유한 딥테크 기업의 역할이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은 이를 가장 강하게 산업정책과 안보 전략으로 묶고 있다. NSCEB는 향후 5년간 최소 15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필요성을 제시했으며, 핵심 의약품의 공급망 내재화, 바이오 제조 역량 강화, 인재 양성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바이오보안법을 통해 특정 해외 바이오 기업을 배제하고, 연구보안 체계를 강화하는 등 기술패권 경쟁의 성격도 분명하다.
AI는 단순 연구보조가 아니라 규제·행정 효율화 도구로도 활용되며, 연방기관의 심사 및 승인 병목을 줄이는 역할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NIH 연구비 취소가 7800건 이상 발생하고, 신규 연구지원 규모가 과거 10년 평균 대비 약 24% 감소, NSF 역시 약 25% 감소하는 등 공공 연구 기반은 단기적으로 위축되는 양상도 나타났다. 즉 미국은 대규모 투자와 산업 집중 전략을 취하면서도 연구 생태계의 변동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구조다.
유럽은 데이터와 규제 혁신을 중심으로 산업 기반을 재설계하고 있다. EHDS를 통해 의료데이터의 1차 진료 활용뿐 아니라 연구 및 정책 목적의 2차 활용을 제도화하면서 AI 기반 신약개발과 정밀의료의 기반을 구축했다. 동시에 Critical Medicines Act와 Pharmaceutical Package를 통해 공급망 안정성과 의약품 접근성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특히 임상 승인 절차를 기존 106일에서 75일로 단축하고, 추가 자료 요청이 없을 경우 75일에서 47일 수준까지 줄이는 등 규제 속도 개선이 핵심이다. 이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자금 소진 이전에 임상 진입과 투자 유치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중요한 구조 변화다. 또한 Horizon Europe 프로그램을 통해 보건 분야 약 8억4379만 유로, 바이오경제 분야 약 9억6770만 유로 규모의 예산을 배정하여 중장기 연구 및 산업화를 동시에 지원하고 있다.
영국은 딥테크 스타트업 중심의 스케일업 전략이 두드러진다. Life Sciences Sector Plan을 통해 생명과학을 국가 핵심 성장산업으로 지정하고,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약 860억 파운드 규모의 공공 R&D 투자를 계획했다. 특히 TechBio 영역을 별도로 설정해 AI와 생명과학의 융합을 산업 전략의 중심에 배치했다.
LSIMF 확대와 BBB 성장 파트너십을 통해 초기 투자뿐 아니라 후기 단계 자금까지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었으며, 이는 연구-임상-사업화 전 주기를 끊김 없이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BioNTech의 영국 투자 확대 사례는 이러한 정책 환경이 실제 글로벌 기업 유치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 연구 지원을 넘어 제조 인센티브, 규제 개선, 자본 유입을 동시에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일본과 중국은 산업화 속도와 실행력 측면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약 3300억 엔 규모의 신약개발 지원 정책을 통해 임상 단계 진입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AMED 예산도 2025년 기준 약 1232억 엔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기초-임상-사업화를 연계하고 있다. Smart Lab과 AI for Science를 통해 실험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연구를 확대하고 있으며, 바이오뱅크 통합을 통해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합성생물학을 국가 전략 분야로 지정하고, 2027년까지 바이오 제조 중시험 플랫폼을 20개 이상 구축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약 200개 기업 지원, 400개 이상의 기술 및 제품을 상용화 단계로 끌어올린다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단순 연구 지원이 아니라 산업화 전환 구간까지 국가가 직접 개입하는 모델이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에 명확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바이오 산업 경쟁력은 더 이상 개별 연구 성과가 아니라 데이터, AI, 자동화 기술을 보유한 딥테크 기업 생태계의 규모와 속도에 의해 결정된다. 둘째, 해외 주요국은 AI를 연구 도구가 아니라 규제, 임상, 제조까지 연결하는 산업 인프라로 활용하고 있다. 셋째, 정부 지원 역시 단순 자금 지원을 넘어 데이터 접근, 임상 단축, 규제 혁신, 제조 스케일업, 민간 투자 연계까지 통합된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한국 역시 바이오를 독립 산업으로 볼 것이 아니라 AI와 결합된 바이오테크 AI 산업으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신약개발 AI, 의료데이터 플랫폼, 디지털 실험 자동화, 바이오 제조 소프트웨어, 사람 없는 제조 자동화 등 딥테크 영역의 기업을 얼마나 빠르게 성장시키느냐가 향후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결국 신약 패권 경쟁은 연구실이 아니라 데이터와 기술을 산업으로 연결하는 생태계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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